DevOps 그리고 R&R

Development / Thought / devops

회사에서 나의 역할은 여섯 명의 개발팀을 총괄(이라고 해봤자 관리의 느낌보다는 그냥 중앙 정보 교환소 같은 역할이지만)함과 동시에 기술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아키텍팅하고, DevOps를 진행하는 것이다. 특히 DevOps 중 'Operation'에 대한 R&R은 오롯이 나에게 전가되어 있는데, 이 직무가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모습, 혹은 최종적인 가치가 어떠한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을 때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. 그것은 바로, 아주 역설적이게도, 나의 존재가 회사 구성원들에게서 철저히 잊혀지고 나의 직무에 대한 필요가 의심을 받는 순간이 내가 회사에서 가장 완벽하게 해당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.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, 가령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예로 들었을 때, 경찰 혹은 군대가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을 때는 바로 우리가 치안이나 국방에 대한 아무런 걱정이 없고 그 필요성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일 것이다. 그와 같은 맥락에서 시스템의 안정성, 퍼포먼스, 비용(지출)의 세 가지 축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이 불감증 수준으로 변해갈 때, 나는 그 역할을 아주 철저히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. 어쩌면 가장 프로다움은 묵묵히 그 존재를 우리가 들이쉬는 공기처럼 만들어감에 있는게 아닐까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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